자유게시판

외씨버선길의 겨울

작성일
2011.12.26 12:59
등록자
종달새
조회수
11336



대구에서 언제든 오고 싶었던 친구가 한겨울 찬바람이 씽씽 불던 날






찾아왔다. 오래전부터 이 외씨버선길을 안내를 좀 해달라며..






김원주작가님이 만들어 세워둔 외씨버선 상징물


버선엔 나비가 날아들고 꽃이 피어 있건만 오늘 가려는 길은


새벽에 내린 눈으로 인해 눈이 조금씩 보인다







용화리에서 봉화군 현동으로 가기전의 마지막 마을인 윗대티골이다. 


대티하면 매우 높은 재를 이야기 한다 매우 높은재가 있는 마을이 대티골인 셈이다.


이곳 마을은 약 300년전 충주지씨가 처음 들어와 개척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마을에 세워진 통일신라 시대의 탑이 있는 걸 보면 오래전에 형성되었나 보다


물론 일월산이라는 거대한 산이 있기에 마을 전체는 협소한 계곡에 자리를 잡고 있고


1930년대에 발견된 광물로 인해 더욱 사람들이 분비던 이곳은 아랫대티골과 합쳐


한때 1,000여호에 가까운 사람들이 생활하고 있었다.


1964년 영풍광업이 광산을 인수 76년에 페광이 된 후부터 인구가 줄기 시작하여


지금은 아랫대티 11가구 22명과


윗대티에 6가구에 13명 정도이니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길은 옛31번 국도길로 이곳 대티골사람들이 다시 옛길을 자연숲길로 조성을 하여


산림청이 " 아름다운 숲길" 중의 하나로 선정되었고 작년부터 만든 외씨버선길과도


일부분 같이 연계를 하여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아 오게끔 하는 관광자원으로써


각광을 받고 있는 길이다.





 


햇빛과 나무의 그림자가 주는 길




반겨주는듯  솔바람소리와 산새소리가 귀를 편하게 해주고



발바닥으로 느껴지는 푹신한 낙엽의 감촉은 우리의 마음을 찌든때로부터


치유해 주는 느낌이다.


















새벽에 내린 눈과 저번달에 내린 눈이 아직 남아 있는 길은



눈의 뽀드득 거리는 소리와 함께 자꾸만 이길의 끝까지  걸어가고픈 마음이 인다.

 





친구인 대구의 박초시







바위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

 






따스한 햇볕이 주는 온기







이곳을 찾아온 이들이 소원을 비는 돌탑도..

 






숲길을 만드는 저빛들의 퍼포먼스도 멋지고














붉은 금강송이 주는 저 기운은 이곳을 찾아 온 이들에게



충분한 마음의 치유를 느끼게 해준다


















이곳에 쓰여진 편지들은 일년 후에나 받아 볼수 있다고 하니



이것을 생각해낸 이곳 대티골의 사람들의 정성이 느껴진다.

 


한자한자 쓰여진 내글을 보내면 받아보는 이의 그 떨림을 생각하면  괜히 붙여지기도 전에 설레이고


내가 빨간 우체통에 편지를 넣어 본게 언제든가? 매일 날아 오는 봉투는 설레임 보담 청구서나


 광고 안내지가 대부분이고


매일 쌓여지는 이메일은 휴지통으로 곧바로 버려지기 일쑤이고 매일매일 다르게 바뀌는 핸드폰은 얼굴까정 보면서 이야기 하는 시대가 되다 보니 모두의 감성들은 휴지통으로 내 버렸는지 안따까운 요즘


이런 우체통을 생각해 내다니..


 

 꼭 이길을 걸을땐 편지봉투와 편지지를 준비 하시길 바래 본다.


그리고 이곳 대티골분들도 입구에 편지지와 봉투를 준비해 두시면 갖고 오지 못한분들께


좋은 배려가 아닐까?

 


















참 좋은 느낌







영양23키로 옛 이정표를 만난다.


이 길로 수많은 자원들이 수탈되기도 하고 많은 이들이 영주장이나 봉화장으로


넘나들었을 것이다. 수비면이나 울진 구주령쪽에선 수많은 금강송이나,송이들이


그리고 일월산이나 장군봉에서 캐낸 광석들을 용화광산 선광장에서 제련이 되어서


실어 날랐을 길이 바로 이 길이다.


 









가다가 목이 마르면 이렇게 고드름이 달린것을


따서 깨물어 목도 축이며









저 재는 일월재이다. 넘어서 좌측으로 올라가면 일월산 정상 가는 길이고



우측으로 가면 외씨버선길의 끝인 우련전이란 마을이 나온다.






대티골의 맨 위쪽에 집이 있는 칠밭목에서 반변천의 발원지인 뿌리샘으로 가는 길로



방향을 잡았다.


 





가파른 길을 내려왔더니 정자가 기다린다



쉬어가야 좋으련만 겨울바람은 그래도 차다






어디엔들 그 근원인 뿌리가 없을까?



일월산 허리에서 콸콸 쏟아져 나오는 이 샘이 바로 반변천으로 흘러가 임하댐을 거쳐


낙동강으로 들어가는 한 지류인 셈이다.


 





그런데 뿌리샘 입구에 고드름이 꺼꾸로 자란다.


누군가 일부러 세웠나 보았더니 아래부분이 짧아진 부분이


바닥과 얼어 붙어 있고 윗부분의 이끼가 있는 부분에서 방울 방울 물이 맺혀져 있는 걸 보니


그 물들이 떨어져 점점 얼어붙어 자랐다.


 





거꾸로 자라는 고드름을 보려 한번 들려 보라



물맛도 맛이 참 좋을 것 같다.










길은 내리막길과 오르막 길이 적당히 이어져



이렇게 나무다리도 건너며 맑은 샘물도 마시며 걷는것이 제대로 된 길이라


아름다운 숲길로 지정이 되었나 보다.


 


















 

언 얼음속으로 흐르는 물소리는 내 마음을 울리는 듯


그 소리도 너무 아름답게 들린다












대티골의 풀누리님 집











아래대티골에 있는 유형문화재 8호인 용화삼층석탑이다. 


이중기단위에 삼층으로 된 이 탑은 하층 기단엔 안상이


탑신엔 모서리 기둥인 우주가 돋을 새김으로 새겨져 있고


상륜부는 모두 없어져 버렸고 일층옥개석과 이층옥개석이 부셔져 떨어져 나갔지만


 작지만 단아한 모습이 안정되게 보여 좋다.


 





삼단으로 조각된 옥개받침


 



 


 

누군가 에게 아니면 나 자신에게라도 꼭 하고픈 말이 있으면 편지봉투와 쓸 메모지라도


들고 찾아 오시라 가는 산길에 새소리 반겨주고 졸졸 흐르는 냇물소리 하며 나뭇잎이 부딪히는 소리도


발아래 밟히는 낙엽소리도 좋고 뽀드득 눈소리도 좋으이 그 누구에겐들 쓰지 못하면 어떠리


내 마음속에 가득 들어와 담긴 소리만으로도 난 행복한 이길을 왔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수천년을 남의 소원을 들어줄 저 탑에 기원을 해 보라 무엇이든 들어 줄것이다.


나의 꿈도 너의 꿈도 그리고 우리 모두의 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