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시게 푸르름을 맛보다, 자연치유 생태마을 대티골
경북 영양군은 5월의 향기를 듬뿍 담은 고장이다. 자연이 키워낸 영양군의 봄 향기는 ‘초록빛’이다. 자연이 길러낸 다양한 초록이 산과 들을 채우고 있다.
눈 닿는 곳 어디나 초록을 가진 영양군이지만 으뜸은 해발 1,219m의 일월산이다.
수많은 초록빛이 담긴 일월산에는 그 초록에 기대 사는 사람들이 있다. 일월면 용화리 대티골사람들이다.
대티골은 일자봉(1,219m)과 월자봉(1,205m)의 북동사면과 장군봉(1,139m)의 남사면이 만나 이루는 계곡에 자리하고 있다.
해발 450~600m에 생긴 마을이다 보니 기온의 일교차도 크고 햇볕이 내리쬐는 시간도 짧다.
그렇다고 해서 마을이 어둡다는 것은 아니다. 아침 햇살이 계곡 깊숙이까지 따스함을 전해주기 때문이다. 마을 사람들은 이 햇살과 함께 움직인다.
이른 아침부터 산비탈을 개간해 만든 밭에 나가 산마늘, 두메부추, 전호, 눈개승마(삼나물), 섬초롱, 쑥부쟁이, 미역취 등의 산나물 등 농작물을 가꾼다.
그중에서도 도시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것은 명이나물이라 알려진 산마늘이다. 산마늘은 울릉도특산품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제는 대티골 산마늘도 꽤 이름을 내고 있다.
마을사람들이 조금씩 뜯어먹던 산마늘을 본격적으로 작목반을 만들어 농사짓기 시작한 것은 2006년부터이다. 이제는 산마늘 재배면적만 약 7천 평에 달한다고. 영양고추가 자라던 고추밭이 산마늘 밭으로 변화한 것이다. 그 안에 자라는 산마늘 모종만도 약 300만 포기나 된다고. 마을 사람들은 산마늘을 단순히 잎으로만 판매하지 않고 소비를 확대시켜가고자 노력한다. 산마늘 효소, 산마늘 김치 등 먹는 법을 다양하게 개발하는 까닭이다. 산마늘 김치의 경우 유산균이 배추김치보다 약 4배나 많다. 마을 안에 자리한 풀누리교육농장을 찾으면 온가족이 함께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월별로 이루어지는 체험이 모두 다른 것이 특징이다.
대티골에는 가족이 함께 걸을 수 있는 아름다운 숲길이 있다. 숲속으로 7km정도 이어지는 이 길은 가파르지 않고 완만해 어른 아이 모두 걷기 편안하다. 길 가장자리에 핀 꽃과 산야초를 관찰하며 천천히 걸으면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길 중간 중간에 쉬어갈 수 있는 나무의자가 놓여있으니 산길을 오르기 전, 마실 물과 약간의 간식을 준비해가는 것이 좋다.
길은 봉화에서 영양을 오가던 옛 국도길, 옛 국도길에서 마을로 이어지는 칠밭길에서 마을로 이어지는 옛 마을길과 댓골길로 이루어진다. 길의 시작점은 윗대티골 입구이다. 그곳에서 옛 국도길로 들어서면 곧게 뻗어 오른 금강소나무가 반긴다.
옛 국도길이 끝나는 부분에서 칠밭길이 시작된다. 마을에서는 이 길에 치유의 공간을 만들어 숲 속에서 자신을 정화하고 진정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칠밭길에서 마을로 내려오는 옛 마을길은 계곡을 따라 이어진다.이 길에 일월산에서 발원해 영양군을 지나 낙동강으로 합류하는 반변천의 발원지인 뿌리샘이 있다.
작은 동굴 안쪽에서 흘러나오는 샘물은 얼마 흐르지 않아 곧 수량 풍부한 계곡을 이룬다. 이는 일월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계곡으로 스며들기 때문이라고. 계곡 가장자리로는 좁은 길이 이어진다.
용화리 마을 입구에는 일월산자생화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공원 안쪽에 절벽처럼 서있는 것은 일본강점기에 만들어진 선광장시설이다. 1930년대부터 일월산광산에서 채굴한 광물들을 제련하던 공간이다. 이후, 방치된 것을 2001년 영양군이 오염원을 밀봉, 매립하고 흙을 부어 공원으로 만들었다. 이곳에서 일월산과 그 주변에서 자라는 자생야생화인 금낭화, 구절초, 원추리, 벌개미취, 할미꽃, 하늘말나리 등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