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티골 아름다운 숲길

대티골 아름다운 숲길

숲은 말이 없다. 언제나 행위로 의사 표시를 우리에게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아둔하여 자연이, 숲이 주는 메시지를 듣지 못한다. 대티골 숲길을 걷다보면 세상사 모든 것이 풀과 나무, 물소리에 녹아버린다. 물소리, 새소리, 풀벌레 소리... 그리고 바람소리가 내 몸과 마음을 씻어낸다. 사소한 욕심까지도 모조리 끄집어내서 물속에 빠뜨린다. 자연과 내가 하나 되는 느낌은 참으로 기분이 좋다. 숲 속으로 나를 던져 넣는 기분, 그래서 모든 근심 걱정을 덜어내는 느낌, 원망과 미움이 순식간에 녹아내린다.

숲길 입구에서 약 700m 정도 올라가면 굵고 큰 금강송이 자리잡고 있다. 몇 대에 걸쳐 자신을 지켜온 소나무, 수탈의 아픔을 안고 오늘도 묵묵히 그 자리에 서 있다. 그 가지 사이로 일월산 중턱에 내려앉은 안개구름이 수채화로 다가온다. 이윽고 '영양28km' 의 녹슬은 푯말이 과거를 회상하며 기울어진 채 서 있다. 수많은 역사의 아픔을 안고 새롭게 변모하고 있는 대티골 숲길~ 그러나 대티골 사람들은 이 길이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파헤쳐지길 원하지 않았다. 있는 그대로, 약간은 편한 마음으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길로 만들어졌으면 한다.

대티골 아름다운 숲길

금강송 길이 끝나고 이어지는 길은 온갖 잡목이 우거진 칠밭길이다. 칠밭길을 따라 일월산 중턱을 가로지르다 보면 신갈나무, 생강나무, 상수리나무, 개옻나무 등이 즐비하고 노루발, 솔나물, 둥글레, 곰취, 매화노루발, 남산제비꽃, 양지꽃, 구절초, 달맞이꽃 등이 지천에 널려있다. 이런 나무와 풀들은 생태학적 가치를 충분히 가지고 있어 현재 연구 지역으로 선정되어 있는 상태. 이 곳은 마을의 소중한 자연 자원으로 앞으로 보존하고 지켜가야 할 대상이다.

천천히 자연을 음미하면서 걷는다면 약 3시간 30분거리 (약7km). 생명의 숲, 대티골 숲길은 도시에서 살아가면서 지친 몸과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충분한 생명력과 에너지를 충전해 보다 활기찬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 줄 것이라 믿는다. 앞으로도 대티골사람들은 느리지만 아름답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준비해 갈것이다.

대티골 아름다운 숲길 안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