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티골 숲탐방로의 봄
- 작성일
- 2011.03.25 00:08
- 등록자
- 종달새
- 조회수
- 2211
샘에서 시작한 물은 계곡을 흘러 작은 폭포도 만들고 또 다른 계곡을 만나 작은 마을을 휘돌아
나가 들판을 가르고 절벽길을 돌아 또 너른 들판을 지나고 지나 큰 강과 만난다.
영양군을 골골을 흐르는 물줄기들은 수많은 사연들을 어디로 전할까?
오늘은 일월산 자락 대티골 옛길을 따라 산림청이 선정한 아름다운 숲길로써
지정된 이곳이 앞으로 "외씨버선길" 구간으로 더욱 사랑을 받을 것 같다.
대티골 숲탐방에 있는 폭포이다. 겨우내 얼어 붙었던 얼음을 떨치고
힘찬 물소리를 내는 걸 보니 봄은 봄인가 보다.
일월산 정상 가는 길과 함께 가는 대티골숲길이다
이 계곡의 끝엔 반변천의 발원지인 "뿌리샘"이 있다
그 어느 것인들 뿌리가 없으랴?
그러고 보니 오늘 이숲을 들면서 숲에게 인사를 못했다. 아무리 잎이 없는 계절이라지만
숲은 숲인게다. 가던 길을 멈춰 "숲아! 무작정 찾아와 미안해 아직 인사도 제대로 못했네
날 받아 주겠니? 숲은 말이 없다.. 다시 천천히 내마음을 담아 "숲아 불쑥 찾아와 미안해 날 받아줘
오늘은 너의 품에 든 봄을 만나러 왔어 " 하니 갑자기 바람이 불어 낙엽이 소리를 낸다.
그냥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난 그행동으로 인해 내 마음의 위로를 얻었다
마치 못 들어갈 곳에 초대를 받은 것처럼...
뿌리샘 가는 길과 일월산 정상인 일자봉 가는 갈림길에서
정상 가는길로 조금만 더 가니 너도바람꽃이 반긴다.
예전에 이곳에서 이들의 무수한 씨앗을 찍었던 적이 있다
처음엔 보이지 않던 녀석이 한포기가 보이니 옆에도 또 옆에도 계속 보인다.
일월산 남쪽방면과는 벌써 15일 차이가 나네 그만큼 이곳이 높고 북쪽이다 보니 그럴 것이다.
벌도 나비도 개미도 나오지 읺는 이시기에 이들은 바람에 의지해
그들의 자손들을 퍼트릴 것이다. 화려한 노란꿀샘을 달고 있는 꽃잎 안에
꽃가루주머니 맨안쪽에 암술이 보인다. 수장이 되면 씨앗이 보여주는 모습도 아름답다
바람에 의해 수정을 하는 녀석과는 달리 물로
수정을 하는 녀석들. 꽃잎속에 물을 머금고 있는 것을 보라..
삶에도 비밀은 있는 법. 비록 몸은 크지 않아 주목을 받진 않아도
바람과 물에 의지해 삶을 살아 가고 있는 녀석들 해마다 이때가 되면
왜 이들에게 마음이 가는 걸까?
힘찬 물소리에 버들강아지도 꽃을 피웠다.
봄은 이렇게 작은 꽃들로 부터 오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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