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달이 된 오누이 이야기...일월산 우리 대티골 얘기 같네요
- 작성일
- 2014.06.08 10:13
- 등록자
- 대티골사람들
- 조회수
- 1501
전해오는 이야기
누구나 어린 시절 들었던 민담이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해와 달이 된 오누이>라는 이야기이다. '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라는 얘기가 가장 인상적으로 기억되고 있는데 떡을 파는 어머니가 밤 늦게 산길을 걸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호랑이가 나타나, 떡 하나를 주면 안 잡아먹겠다기에 하나씩 하나씩 다 주어 버린다는 슬프고도 가슴아픈 이야기이다.
호랑이의 탐욕은 어머니를 잡아먹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어머니의 옷을 입고 어머니인 척 꾸민 뒤, 오누이가 기다리고 있는 산골 오두막집으로 찾아간다. 감기가 들어 목소리가 이상해졌다고 오누이를 안심시키고, 손에 밀가루를 묻혀서 오누이를 속이고는 집 안으로 들어간다.
집채만 한 호랑이가 어린 오누이를 향해 조금씩 다가가는 그 소름 돋는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잊을 수 없게 만든다.
얘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그 뒤부터 본격화된다.
호랑이인 줄 알아챈 오누이는 몰래 도망쳐 나무 위로 올라가 숨는다. 나무 뒤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안심하던 차, 철없는 누이동생은 나무 밑에서 빙빙 돌고 있는 호랑이에게 올라오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만다. 기름을 바르고 올라오면 안 되고, 도끼로 찍으면서 올라오면 된다고 말이다.
그 방법을 쓰며 나무를 오르는 호랑이, 그리하여 오누이는 더 도망칠 곳 없는 막다른 길과 맞닥뜨리게 된다.
하지만 또다시 일어나는 반전, "저희를 살려 주시려거든 튼튼한 동아줄을 내려 주시고, 저희를 죽이시려거든 썩은 동아줄을 내려 주십시오."라는 오누이와 호랑이의 반복되는 기원이 그것이다. 결국 오누이는 튼튼한 동아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고, 호랑이는 썩은 동아줄을 타고 올라가다 줄이 끊어져 수수밭에 떨어져 죽었다고 한다. 권선징악, 하늘은 결코 오누이를 죽게 내버려 두지 않았다.
거듭되는 호랑이의 위협에 맞서, 어린 오누이는 한 몸이 되어 그 위기를 모면하지만 어느 때는 호랑이의 술책에 속아 넘어가기도 하고, 어느 때는 호랑이에게 자신을 잡는 방법을 일러주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그때 오누이는 서로를 탓하기는커녕 서로를 더욱 감싸 안으며 호랑이의 위협에서 벗어난다.
그리하여 오누이가 한 몸이 되어 시련을 이겨내서 결국 하늘로 올라간다.
하늘로 올라간 오빠는 달이 되고, 누이동생은 해가 되었다는 것으로 해와 달의 유래에 대한 이야기이다
. 비록 어린 오빠이지만 누이동생을 위해 무서운 밤을 선뜻 나서서 악을 몰아 냈듯이 밤과 낮을 환히 밝히며 서로가 서로를 위로해 주었을 오누이의 마음은 따스하기 그지없다.
이렇듯이 형제남매 관계는 아무리 다투고 미워해도 핏줄로 이어지는 끈끈한 정은 변함이 없다는 것과 남매간의 애뜻한 정겨움이 묻어나는 이야기로 지금도 해와 달을 보며 무르팍에서 자식과 손주들에게 전해줄 수 있는 이야기이다